2008년 11월 20일
* 10년 전 국내의 IMF와 달리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요즘, 경제권은 물론 정치, 문화, 사회복지, 교육 등 많은 분야에서 이 위기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업의 경우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고, 졸업을 앞둔 취업 준비생의 입장에서 이에 따른 취업난 역시 큰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래 글의 앨빈 토플러의 입장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다소 포괄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은, 여태까지의 많은 금융위기에 따른 시대적 현상이나 변화들과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해결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란 거죠.
“우선, 속도다.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 가고 있는 경제위기는 극적으로 빨라진 경제활동과 삶의 속도를 반영하고 있다. 뉴욕 월스트리트의 (금융공학) 엘리트가 몇 분 단위로 만들어 내는 새로운 금융(대출) 상품은 순식간에 런던 금융가로 공급되고, 이 상품은 수분 내에 런던에서 다시 새로운 상품으로 포장돼 전 세계로 확산·공급되고 있다. 이렇듯 고속으로 움직이는 경제 현상에 대해 세계 각국이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지금 경제는 쓰면 쓸수록 늘어나는 무형의 자원, 즉 지식 자원에 기반을 둔 경제다. 그리고 지식 자원에 대한 경제 의존성은 날로 깊어 가고 있다. 그런 경제체제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않는 한 현 글로벌 위기에 대한 우리의 대응 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이라는 말은 이제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그 만큼 지구 반대편의 일을 접하고 영향받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우스울 정도로 짧다는 것이겠지요. 요즘 현상들은 이것의 역효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큰 나라, 옆 나라가 주저앉으면 내가 속한 곳도 금새 휘청거리니까요. 쉽게 말해 이런 역효과를 정확히 예측하고, 대응할 방법을 미리 모색하고, '짠' 이렇다 내 놓을 시간 조차 충분히 가질 수 없을 정도로 사회의 급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겠지요?
아래는 앨빈 토플러의 인터뷰가 담긴 기사입니다.
27일 이노비즈 글로벌포럼서
‘한국 기업 생존법’기조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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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 안정에 시간이 걸릴 것이다. 정부도 경제학자도, 지금의 경제위기가 과거에 경험했던 위기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졌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다.”
세계적인 석학 앨빈 토플러가 지난 14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금융위기 해소에 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선진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글로벌 공조체제에 대해서도 “기본 인식과 이론적 바탕이 과거 경제체제에 바탕을 두고 있어 국제적 공조의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그는 미국의 정치권 일각에서 감지되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의 “(자유무역으로) 멕시코에 빼앗긴 일자리를 되찾아 오겠다”는 식의 의견이나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언급 등에서 그런 성향이 엿보인다는 얘기다. 그는 “미국은 대부분 금융서비스·지식산업에서 일자리를 창출해 내는데 민주당 의원들은 아직 ‘제2의 물결’인 공업 중심 사회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지식 기반 사회인 ‘제3의 물결’에 맞게 정책을 추진하려 해도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가 그 추진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토플러는 27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이노비즈 글로벌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노비즈협회(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와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이 포럼에서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휘말린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생존할 것인지에 대해 강연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진단과 해법은
-글로벌 경제 불안이 어떻게 진행될까.
“지금 글로벌 경제는 침체의 초입 단계에 있다. 게다가 불행하게도 지도자와 경제학자들의 대응책이나 사고방식이 시대적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안정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과거 위기 때와 어떤 차이가 있다는 얘긴가.
“우선, 속도다.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 가고 있는 경제위기는 극적으로 빨라진 경제활동과 삶의 속도를 반영하고 있다. 뉴욕 월스트리트의 (금융공학) 엘리트가 몇 분 단위로 만들어 내는 새로운 금융(대출) 상품은 순식간에 런던 금융가로 공급되고, 이 상품은 수분 내에 런던에서 다시 새로운 상품으로 포장돼 전 세계로 확산·공급되고 있다. 이렇듯 고속으로 움직이는 경제 현상에 대해 세계 각국이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가속화란 이유만으로 지구적 대응 능력을 의심할 수 있는가.
“글로벌화라는 또 다른 변화 때문에 그렇다. 경제와 나라들이 과거에 비해 훨씬 밀접하게 연결돼 상호작용하고 있다. 각각 다른 이해와 정책 수단, 능력을 지닌 경제 주체와 국가 경제들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그래서 정치·외교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상황에 대한 대응이 한층 어려워졌다. 한두 나라가 합의해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게 돼 있다.”
-그래서 주요국들이 공조하는 게 아닌가.
“G20 같은 국제 공조만으로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긴 힘들다. 과거와는 다른 지구 경제의 복잡성 때문이다. 글로벌화로 복잡하게 얽힌 경제·국가 간 연계와 그 상호작용에 대해 정부나 경제 지도자들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만약 우리가 이 새로운 경제체제를 잘 다룰 수 있다면, 그 변화가 빨랐던 만큼 위기 해결 또한 빠를 수 있다.”
-이런 변화들이 수십 년에 걸쳐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만큼 그동안 대응 능력 또한 길러지지 않았을까.
“인간이 만든 변화이고 그 변화가 오랫동안 진행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3의 물결’로 불리는 또 다른 변화 때문에 유효한 대응이 힘들게 돼 있다. 우리가 지금 접하고 있는 경제는 판에 박힌 생산활동을 하는 대량생산 중심의 경제가 아니다. 제한된 자원을 경쟁적으로 써 버리는 그런 경제가 아니다. 지금 경제는 쓰면 쓸수록 늘어나는 무형의 자원, 즉 지식 자원에 기반을 둔 경제다. 그리고 지식 자원에 대한 경제 의존성은 날로 깊어 가고 있다. 그런 경제체제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않는 한 현 글로벌 위기에 대한 우리의 대응 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예컨대 미국 정치인들이‘멕시코에 빼앗긴 일자리를 되찾아 와야 한다’고 말할 때의 일자리는 제조업 일자리를 의미한다. 그들은 미국 경제가 아직도 제조업 중심인 것으로 생각한다. 제조업의 경우 1956년부터 이미 미국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아래로 떨어졌다. 이제 대부분의 미국 일자리는 서비스 부문과 지식 산업에서 나온다. 이같이 속도-글로벌화-제3의 물결로 특징지어지는 오늘날의 경제와 그 위기는 과거 위기 때와는 전혀 다른 인식과 대응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와 민주당이 이끄는 미국은
-오마바가 대통령이 되면 그런 변화를 미국 정책에 반영하지 않을까.
“미리 말해 두지만, 나는 오바마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의 선거공약이 모두 그대로 이뤄지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바로 민주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한 의회 때문이다. 의회와 대통령이 같은 당이니 선거공약을 실천하는 게 유리해지긴 했다. 관건은 무슨 공약을 실천에 옮기느냐인데, 문제는 상당수 민주당 의원이 아직도 과거 속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여전히 노조 등 어제의 세력에 의존하고 있다. 오바마가 그러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민주당의 그런 성향이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바마 정권 아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이 추진될까.
“의료(보험) 개혁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무엇이 문제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우리도 오바마도 익히 알고 있다. 오랫동안 논의된 이들 정책 현안은 그대로 추진될 것이다. 그러나 속도-글로벌화-제3의 물결 등 변화에 따라 새로운 정책 현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지금, 그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의 이해는 아직 마련돼 있지 않은 것 같다.”
-오바마도 교육과 지식 기반 산업, 환경친화적 산업,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 등 ‘제3의 물결’ 현안들을 얘기하고 있는데.
“오바마는 최근 대통령으로서는 드물게 매우 높은 수준의 지성을 갖췄다. 따라서 이들 변화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오바마가 제3의 물결 경제에 맞게 정책을 추진하려 해도, 의회가 그 추진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데 있다. 가장 상징적인 예가 교육제도다. 한국도 유사한 문제가 있을지 모른다. 지금의 미국 교육제도는 19세기 말에 마련된 것으로 ‘제2의 물결’ 경제·사회에 맞도록 짜인 제도다. 일정한 시간에 학교에 나와 일정한 과목을 공부하고 정해진 시간에 집에 돌아가는 식이다. 교육제도는 ‘제3의 물결’ 사회에 맞게 고쳐져야 한다. 그러나 노조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민주당이 교육제도 개혁 요구에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교육에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가.
“새로운 교육제도, 즉 ‘제3의 물결’ 교육제도는 기술의 다양성뿐 아니라 취향·입장·가치관·가족구조 등 사회 여러 부문의 다양성을 반영해야 한다. 지금 우리 교육은 공장 기계 앞에 서서 일할 근로자나 사무실에서 일정한 일을 반복하는 직원을 배출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는 탈(脫)대량화·다양화하고 있다. 우리 교육에 필요한 것은 더 폭넓은 다양성이다. 다양한 교육관, 교육에 관한 다양한 접근 방식을 갖춘 여러 가지 학교가 있어야 한다. 미국에서 교육에 필요한 변화를 가져오려면 큰 싸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교원노조는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노조 중 하나다. 뜻있는 많은 선생이 현재의 체제에 갇혀 있다. 한 가지 더 지적하자면 학생을 오후 10시까지 묶어 두지 말아야 한다. 미국도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 한국이 미국보다 잘못하는 게 있다면 그건 교육이다.”
김정수 경제전문기자
출처 : http://news.joins.com/article/3385971.html?ctg=1100
# by Chloe | 2008/11/20 12:47 | Opinion | 트랙백 | 덧글(0)